시니어 디지털 격차의 현실과 교육의 필요성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반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시니어의 디지털 접근 현황과 그 격차가 야기하는 문제점,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고령자의 디지털 접근 현황: 통계로 본 디지털 소외 실태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기술은 이제 생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일상 업무 처리, 키오스크를 활용한 무인 서비스 이용,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접근 등 디지털 역량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전환 속도에 비해 고령층의 참여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디지털 격차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3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전 국민 평균의 66.3%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여전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을 살펴보면 고령층의 경우 약 77% 수준으로, 청장년층(98% 이상)에 비해 크게 낮습니다. 인터넷 이용률 역시 고령층은 68.2% 수준으로, 전 국민 평균(93.8%)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단순한 사용률보다는 ‘능동적인 활용 능력’에서의 격차는 훨씬 더 큽니다. 많은 고령자들이 스마트폰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해 은행 업무를 보거나 정부 민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기기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잠재적 소외 계층’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현실입니다.
왜 시니어 디지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가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 문제는 단순히 기술에 대한 익숙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디지털 미숙함은 곧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손실로 직결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인 키오스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식당이나 은행, 공공기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비대면 서비스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키오스크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은 기본적인 일상 서비스 이용조차 제한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이후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병원 예약부터 백신 접종 신청, 정부 보조금 신청, 사회복지 서비스 접근까지 대부분이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디지털 소외는 사회적 단절을 야기합니다. 많은 노년층이 가족들과의 소통에서조차 카카오톡이나 영상통화 같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지 못해 외로움을 겪는 사례가 많습니다. 나아가 공공정보 접근, 금융 서비스 이용, 응급 상황에서의 정보 전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생존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라, 기초 권리 보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 사회적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디지털 역량을 갖춘 고령자는 삶의 만족도, 건강 정보 습득률, 사회 참여율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합니다.
국내 디지털 교육 현장의 변화와 시사점
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자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디지털배움터’ 사업입니다. 전국 각 지역의 복지관, 주민센터, 도서관 등에 설치된 디지털배움터에서는 스마트폰 기초부터 키오스크 활용법까지 다양한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디지털배움터는 전국 1,000여 개소에서 운영 중이며, 연간 50만 명 이상이 교육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의는 고령층의 이해도를 고려해 ‘눈높이 교육’ 중심으로 진행되며, 강사 1명당 수강자 5~10명 내외의 소규모 수업으로 구성되어 실질적인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찾아가는 디지털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여, 고령자가 자주 찾는 경로당, 노인복지관,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 등에서 1:1 또는 그룹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교육을 신청하려 해도 ‘신청 절차 자체가 온라인’으로 되어 있어 접근이 어렵고, 교육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교육이 끝난 뒤 지속적인 반복 학습과 생활 속 실습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족·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 생태계 구축
교육 수료 후 사후 관리 및 실습 지원 체계 마련
디지털 기기 제공과 통신 요금 지원 등 실질적 인프라 지원
결국, 디지털 교육은 단발성 정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잡아야만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고령자에게 디지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단순한 접근성 문제가 아니라 정보 격차, 생활의 편의성, 사회적 소통 등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입니다. 따라서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교육은 사회 전체의 포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과제로 인식되어야 하며, 보다 실효성 있는 교육 체계와 정책 지원이 절실히 요구됩니다.